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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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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3-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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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왜 과거 北中처럼 '뜨거운 포옹' 안했을까

2018.03.29 15:57


지난 6년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했던 북·중 관계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계기로 단숨에 회복 기조에 접어들며, 미국·러시아·일본·중국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도 각국의 셈법에 따라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북한과 중국 모두 관영 언론을 총동원해 양국 관계의 ‘친선·우의’를 강조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과거 김일성·김정일의 방중 때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 땐 미묘한 거리감도 느껴져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왼쪽 둘째)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맨 왼쪽)가 지난 26일 시진핑(왼쪽 셋째) 중국 국가주석과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나란히 만찬 전 환영 행사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 6년 간 냉랭했던 북·중 관계 급반전

이번 정상회담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시진핑 주석이 취임 이후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과거와 달리 북한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6년 간 북·중 사이에서 고위급 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 정상 회담을 포함해 7차례에 불과했다. 후진타오 집권 기간 중 54차례 열렸던 것과 비교해 양국 교류가 매우 적어진 것이다.

올해 초 까지만해도 양국 관계는 냉랭한 듯 보였다. 한반도 정책의 실무책임자인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특별대표 임명 후 아직 북한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으며 매우 복잡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던 게 대표적이다.


중국 관영언론인 인민일보는 29일자 1면에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인민일보

과거 6년간 냉랭했던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시 주석이 지난 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비대화·강경’ 기조를 고수했던 중국의 기존 대북 정책을 대폭 수정했고, 북·중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단숨에 회복됐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 포옹 대신 악수한 두 정상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을 처음 만났을 때 포옹 대신 악수를 한 대목에 주목한다. 보통 북·중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땐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게 관례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1년 5월 김정일이 방중했을 땐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 주석과 좌우로 볼을 대고 세 차례 포옹했었다. 김일성이 40번 넘게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는 의례적으로 마오쩌둥 등 여러 국가 주석들과 포옹을 했다.

그러다보니 이번 정상회담이 과거 ‘혈맹’ 관계처럼 끈끈해졌다기보다는 미·북 정상회담 전에 ‘보험’을 들어두고 싶어하는 김정은과 동북아 안보 지형에서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는 시진핑 주석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0년 김정일과 후진타오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포옹을 하고 있다. /CCTV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중 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의 특성상 현재 정보만으로는 정상회담의 진의를 파악하기에는 무리”라며 “북한과 중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미 민간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孫雲)연구원은 “북한이 자국을 중추적 당사자로 만들기 위한 전형적인 속임수”라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를 배제해 전략적인 우위를 점하려 하는 한 북한은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시진핑 방북 가능성도 제기

시 주석의 방북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장과 상호 방문, 상호 특사 파견, 상호 서신 교환 등의 방식으로 접촉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에둘러 답했다.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그에게는 두 번째 북한행이 된다. 시 주석은 2008년 6월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북한에 간 적이 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이 40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7차례 중국을 찾는 동안 중국 지도자가 북한에 간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2000년 들어서는 2001년 9월 장쩌민(江澤民) 주석,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북뿐이다.

◇ “中, 대북지원 일부 재개 가능성...비핵화 검증이 중요”

각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를 완화할지 여부다. 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면서, 군사적 옵션 고려 등을 포함한 거센 대북 압박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공동 명의로 낸 소식지에서 중국이 대북 지원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중국은 북한의 ‘도발하지 않겠다’는 확약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형성된 외교적 대화의 창을 계속 열어둘 수 있도록 다소간 대북지원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준수에 대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한 비핵화 의지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말한 ‘동시적 조치’는 과거 6자회담에서 논의했던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뜻한다”며 “실질적인 문제는 북한이 검증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조건을 따르는 등 비핵화에 대해 진지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라고 했다.

◇ “김정은, 방중기간 ‘트럼프 다루는 법’ 코치 받았을수도”

김 위원장의 이번 ‘깜짝 방중’의 목적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는 ‘대화·협상 기술’을 코치 받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임스 호어 전 주 북한 영국 대리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중국 방문은 일정 부분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며 “그들(북한)은 트럼프에 대해 알지 못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중국과 직접 대화하며 물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중 기간)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미국의 진짜 어젠다는 무엇이 될지 등에 대해 유용한 조언들을 얻어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미·러는 표정 관리…일본은 미·북과 정상회담 추진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각국 정상들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우선, 미국은 28일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올바른 방향”과 “적합한(properly) 회담 개최”를 언급하면서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또 북·중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27일에 이어 이날도 “‘최대의 압박’ 작전이 작동하고 있다”면서 현행 대북 압박·제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표명했다. 각국에 대북 압박 기조를 이탈하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간접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 “어젯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김정은이 나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위터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지난 25~28일 방중 기간에 중국 측에 제시한 ‘단계적’ 비핵화 방식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계적 접근법은 트럼프가 고려하고 있는 ‘일괄타결’ 방식이나, 4월 9일 취임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선호하는 리비아 해법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소외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북한과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월 초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선 다음 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 플로리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은 미국과 달리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북한이 보유한 중단거리 미사일의 폐기도 희망하는 데다 , 일본인 납치 문제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북중 관계 회복에 환영의 뜻을 밝힌 푸틴의 셈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영국 내 이중 스파이 암살 미수로 러시아 외교관 수백명이 추방된 가운데, 러시아 는 북·중 관계 회복을 계기로 중국과 발을 맞춰 국제사회의 압박 회피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이날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두고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 준비에 착수한 것은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라면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앞으로 북한에 여러 가지 지원을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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