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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7-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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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 원자력 협정" 이대로 가면 국가적 재앙 온다.

"韓,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라늄농축 권한 받아내야"

정부의 한미 원자력협정 자문위원인 한양대 김경민<사진> 교수는 24일 "한미 원자력협정에 의해 금지돼 있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이번 협상에서 얻어내야 한다"면서 "원자로를 22기나 가동하는 나라에서 연료공급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원전 강국이지만 우라늄 농축을 하지 못해 매년 우라늄 정광(精鑛)을 사들여 해외에 농축을 위탁하는 데 9000억원을 쓰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미국으로부터 농축 권리를 꼭 얻어내야 한다"고 했다. 천연우라늄은 핵분열을 일으키는 U235가 0.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원전 연료로 쓰기 위해서는 우라늄 235 성분을 3~5%로 농축해야 한다.

김 교수는 "90% 이상 농축하면 핵무기의 원료가 되지만, 우리는 원전 연료를 얻기 위해 5% 저농축이면 족하다"며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이미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도 이번 협정 개정을 통해 농축 권한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 농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우리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확산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선 외교부 차원의 협상뿐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핵무기 개발을 의심한다면 '농축시설 곳곳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카메라를 설치해도 좋다'고 제안하는 식으로 농축 권리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美, 日·인도엔 예외로 하면서 '핵심 동맹국' 한국엔 기존 입장만 계속 되풀
 

 
게리 세이모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23일(현지 시각)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주미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그러나 한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권한과 관련, "농축우라늄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와 원자력협정을 맺어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원칙에서 일본과 인도는 예외다.

일본은 1955년 미·일 원자력협정을 맺고 연구용 원자로와 농축우라늄을 공급받았다. 1977년 도카이(東海)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재처리를 시작했다. 다만 이때까진 농축·재처리에 대해 사안별로 미국의 동의가 필요했다. 그러나 미·일은 1988년 개정한 원자력협정에서 '포괄적 사전 동의제'를 도입해 이런 제약을 완전히 풀었다. 일본이 핵무기 비보유국 중 유일하게 농축과 재처리 능력을 거의 완벽하게 허용받은 것이다.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도카이에 이어 롯카쇼무라(六ヶ所村)에 재처리 공장을 더 지었다.

인도 역시 2007년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통해 재처리 권리를 인정받았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해 1970년에 만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고, 1974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핵실험까지 했다.

인도가 예외를 인정받은 것은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라는 현실주의적·전략적 판단과, 인구 12억의 거대 신흥 시장 인도와 경제적 협력을 증진하려는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국내 원자력 업계는 미국이 일본과 인도에 '농축·재처리 능력'을 인정해주면서 최고 동맹국이라는 한국에는 허용해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이중 잣대'라고 비판하고 있다.
 
 2012.07.25 01:35
 

"日, 88년 협정개정 위해 수십년간 美에 원자력 로비"

정근모 前과기처장관 "학계까지 총동원, 농축·재처리 얻어내"
"나카소네 前총리 결정적 역할 1년에 6차례 美 방문해 설득"

"일본미국으로부터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 외무성뿐만 아니라 정치권, 원자력업계와 민간 연구소까지 총동원했던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정근모<사진> 전 과학기술처장관은 24일 본인이 1970년대 미국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활동할 때 일본의 원자력 관련 활동이 감명 깊었다고 회고했다. 정 전 장관은 "당시 미 의회나 민간 연구소 주최의 원자력 관련 세미나에 가 보면 일본의 민간 연구원이나 학계 교수들을 볼 수 있었다"며 "이들은 한결같이 '일본처럼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는 원자력 발전을 해야 하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평화적인 원전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고 했다.

그는 "전범으로 낙인찍혔던 일본 정부 대신 민간 기업과 학계가 먼저 움직였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오랫동안 워싱턴 DC의 여론을 움직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상·하원 의원들에게 일본의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 주요 언론에 일본의 원자력산업에 대한 기고문을 실었다. 히타치·도시바·미쓰비시 등 일본 원전 업체들은 미국 원전업체인 GE·웨스팅하우스 등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일본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했다.

정 전 장관은 "일본이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 권리를 최종 확보한 데는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며 "1년에 6차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 대통령과 의회를 설득했다"고 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87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관세 등 미국 측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얻어냈다.
 
 2012.07.25 03:27

[제2부 원자력 협정] [3]

['戰犯' 일본도 농축·재처리]

1988년에 허용… 냉전시대 亞교두보인 日에 특혜
美 규제 없이도 농축·재처리… 비핵국가 중 유일
日, 원전 50기에 핵무기 6000기 가능 플루토늄 보유

일본은 2차대전 때 미국과 총부리를 겨눈 전범(戰犯) 국가지만 1970년대부터 미국의 양해하에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시작했다.

미국이 냉전시대 아시아에서 교두보로 여겼던 미·일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특혜'를 줬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의 '원죄 의식'도 일본의 농축·재처리 허용에 영향을 끼쳤다. 현재 비핵국가 중에서 자체 농축·재처리를 하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미국으로부터 예외를 인정받은 일본은 현재 상업용 원전(原電) 50기를 보유한 세계 3대 원전 대국이 됐다"고 했다. 일본은 작년 말 기준으로 농축우라늄은 1200~1400㎏, 플루토늄은 30t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무기 600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은 1966년 최초 상업용 원전인 도카이(東海)원전의 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1968년 미국과 상업용 원전 가동에 대한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일본은 농축우라늄 수입에서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분문제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서 미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이미 이때부터 자체적인 농축·재처리시설을 갖기 위해 미국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며 "같은 해인 1968년 일본이 발표한 '핵무기를 제조·보유·도입하지 않는다'는 비핵 3원칙도 이를 위한 포석이었다"고 했다. 그 결과 일본은 1977년 도카이지역에 재처리 공장을 지어 핵연료 재처리에 착수했다. 2년 뒤인 1979년부터는 오카야마현 닌교토게(人形峠)의 원심 분리 공장에서 농축우라늄도 생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기 전인 2010년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일본 오쿠마 지역에 있는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전 연료인 MOX를 검사하고 있다. MOX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한 후, 여기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우라늄에 섞어 만든 연료이다. /블룸버그
그러나 1977년 취임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은 일본의 이 같은 농축·재처리시설 가동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인도의 핵실험으로 인해 카터 정부 내에서 핵확산방지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1981년 미국에 미·일동맹을 강조하는 로널드 레이건 정권이 들어선 것은 일본으로서는 행운이었다. 레이건 정권은 '에너지 확보 차원의 재처리·농축은 인정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당시 '론-야스 동맹'이란 표현이 유행할 정도로 레이건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일본 총리는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적극 활용했다. 결국 미국은 1988년 미·일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핵확산 위험의 심대한 증대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일본의 농축·재처리 활동에 대해 '사전에 동의받은 것으로 한다'고 합의해줬다.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에서 43년 만에 어떤 나라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사실상 모든 핵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핵실험' 인도도 농축·재처리]

1974·98년 핵실험… 美, 2007년 핵보유국 인정
印, 핵무기 70기에 110기 제조 가능 플루토늄 보유
미국 내서도 "핵 비확산 일관성 깨뜨렸다" 비판

2007년 3월 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를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

미국은 인도의 원자로 22기(基) 중 핵무기 제조에 이용되는 8개 원자로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원자로에 대해서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도록 했다. 미국은 인도의 민수용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인도의 에너지·인공위성 분야에 대한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조차 미국이 1950년대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핵 비확산 정책의 일관성을 깨뜨린 것이란 비난이 나왔다.

미국은 1950년대 중반 인도에 원자력 발전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나 1974년 5월 인도가 핵실험을 실시하자 소련과 함께 비확산체제 강화에 나섰다. 이때 미국이 주도해 출범시킨 '원자력공급국그룹(NSG)'은 이후 핵물질의 국제적 유통을 금지하는 핵심 기구가 됐다.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제재 속에서도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핵기술 발전에 투자했고, 1998년 5월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인도는 2009년 기준으로 45~7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110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비확산체제에 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국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도와 핵협정을 맺은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국립외교원 전봉근 교수는 "미·인도 원자력협정은 미국 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미국이 중국 견제란 세계 경영의 대전략하에서 체결한 특별한 정치적 협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인도와의 원자력협정을 통해 향후 20년간 원전 30기를 건설 예정인 거대한 인도 원전시장 진출이라는 경제적 실리도 얻었다. 실제 미·인도 원자력협정 체결 후 제너럴일렉트릭(GE),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원전 수주를 거의 확정지었다.

미국이 인도를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한 것은 핵 비확산체제에 '이중 잣대'를 적용했다는 비난을 샀다. 북한 전문가들은 "인도 사례는 북한이 2003년 NPT를 탈퇴하고 2006· 2009년 핵실험을 한 뒤 미국에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선례가 됐다"고 했다.
 
2012.07.24 06:57

[제2부 원자력 협정] [2]
세계 5위 원전국가 한국, 원전 연료 수급·농축부터 발목
한국,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 차원서 농축기술 필수
농축 자체는 어렵지 않아… 원전 수출에도 도움돼
전문가들 "당장은 위탁이 경제적이지만 멀리 봐야"

현재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1호기 이후 원자력발전소 22기(올해 기준)를 상업 가동 중인 세계 5위(발전량 및 원전 보유 기준)의 원자력 국가다. 전력 생산의 35%를 원전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을 하지 못해 외국에서 농축된 우라늄을 들여오고 있다. 2014년 새 한미 원자력협정 발효 이후에도 우라늄 농축 권리를 얻지 못하면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벽에 부닥치게 된다.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 필요"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원전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기 때문에 우라늄 정광(精鑛·옐로 케이크)을 연간 4000t 사들여 다시 다른 나라에 농축을 위탁하고 있다. 원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우라늄 정광과 함께 이를 농축해 주는 해외 업체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우라늄 정광을 수출하는 나라는 20여개국에 이르지만,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영국·중국·일본·프랑스 등으로 한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에 농축을 위탁하고 있다. 현재 이 나라들과 3~5년 정도 농축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원자력 비중을 생각하면 일부 국가 업체와 3~5년 계약을 맺는 것은 자원 확보를 100% 자신할 수 있는 길은 아니다"며 "우리가 농축 기술을 확보해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것이 근원적으로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농축 기술을 확보한 국가가 국제 관계에서 이를 무기화할 경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농축 기술 부재는 에너지 종속"

원자력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은 이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우라늄의 질량수가 다른 점을 이용한 원심분리법, 기체확산법(열확산법)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스텍 김무환 교수(기계공학과)는 "이를 공학적으로 설비화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우라늄 농축 기술이 없는 것은 에너지 기술 및 공정에 대한 종속을 의미한다"고 했다. 기체확산법은 연간 농축우라늄 1만7000t을 생산하려면 100만㎾발전소 6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원심분리법은 기체확산법에 비해 소요 전력이 7분의 1 정도 필요하지만, 원심분리기 1대당 처리량이 적고 저농축우라늄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자력 선진국들은 레이저법 등 농축 신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서둘러 농축 기술과 공정 역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쟁력 있는 우라늄 농축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50년 뒤 내다봐야"

우리나라가 연간 수입하는 우라늄 정광은 3000억원이며, 이를 해외 업체에 위탁 농축하는 데 약 6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원자력 전문가는 "위탁 농축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농축시설을 짓고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위탁 방식이 더 경제적"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경희대 박광헌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원자력 기술은 5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며 "당장 위탁 농축이 경제적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자원 안보 차원에선 농축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원전을 수입하려는 나라들은 발전 기술과 함께 농축우라늄의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가 농축 역량이 없을 경우 프랑스 등 원전 수출 경쟁국에서 이를 트집 잡을 수 있다"고 했다.
 
2012.07.24 05:38

[제 2부 원자력 협정]
'농축·재처리' 계속 주장 땐 우라늄 확보 비상… 포기하면 핵폐기물 비상

미국을 상대로 한 원자력협정 협상이 '출구(出口) 없는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한) 우리 입장을 지난 2월에 전달했는데 그에 대한 (미국의)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농축·재처리 능력' 확보 요구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본지 23일자 A1면〉.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정부가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정부 역시 '농축·재처리 능력' 확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원자력협정은 2014년 상반기에 효력이 만료된다. 이 경우 우리는 원전(原電)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 확보에서부터 비상 상황을 맞게 된다.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가 상업 운전을 개시한 이래 우리나라는 미국을 비롯한 4개국으로부터 원전 연료인 저농축 우라늄을 공급받아 왔다. 우리는 현재 우라늄 정광(精鑛·옐로 케이크)을 연간 4000여t 석유처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미 원자력 협상이 결렬되면 당장 우라늄 수입에 문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요구대로 이번에도 '농축·재처리 능력'을 포기할 경우 우리는 영구적인 원전 기술 종속의 처지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매년 700t씩 쏟아져 나오는 쓰고 남은 핵연료봉 등 핵폐기물 문제로 국가적 비상 상황을 맞은 상태다. 이르면 2016년부터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다른 원전의 임시 저장 시설은 길게 잡아도 12년 후면 꽉 차게 된다. 우리는 국내 어디서도 새로운 원전 폐기물시설을 지을 터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가 핵연료봉 재처리 문제를 협상의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제기한 것도 이 부담을 덜어보자는 취지에서다. 국내 전력 생산의 35%가 원전에서 나오는데, 한미 원자력 협상이 제때 제대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국가적 재앙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2012.07.24 01:30

[한국, 원전 연료 얻기까지] 우라늄 가공에 年9000억 지출… 핵심작업 모두 외국서 이뤄져

2012.07.24 06:04

[제2부 원자력 협정] [2] 韓 "폐연료봉 재활용"… 美 "플루토늄 추출 재처리의 일종"
韓 "年700t 사용후핵연료, 다시 쓸 수 있는 기술"
美 "추가 가공하면 核무기로 전용 가능성 있다"
기술 상용화 최소 16년… 연구 중단 땐 대안 없어

사용후핵연료 위기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법은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 우려가 없으면서 방사성 폐기물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 기술만 있다면, 한국은 매년 700t씩 쏟아지는 사용후핵연료를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한미 양국이 공동연구 중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이 바로 그 기술이라고 말한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연탄재에서 미처 타지 않은 부분만 모아 새 연탄을 만드는 식의 '재활용 기술'이라는 게 한국의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파이로프로세싱 역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재처리 기술의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을 도입해 개발 중인 실험용 원자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23일 우리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 "재처리(reprocessing) 대신 재활용(recycling)이라고 써달라"고 언론에 요청한 것도 '재처리=핵무기 개발'로 간주하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도 "'재처리'는 핵무기와 북한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재활용'은 평화적 에너지 이용과 관련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놓고 재처리냐 재활용이냐 논란이 생기는 것은 핵연료의 고유한 성질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용 연료봉은 우라늄235가 핵분열을 할 때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다. 그런데 연료봉의 95~97%는 핵분열을 하지 않는 우라늄238이다. 우라늄238은 원자로 안에서 중성자를 흡수해 원자량이 더 큰 플루토늄으로 변한다. 3~5년쯤 사용한 핵연료에는 약 0.9%의 플루토늄이 축적된다. 이 플루토늄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질산에 녹여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기존의 재처리는 핵무기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반면 파이로프로세싱은 폐연료봉을 섭씨 550도로 태운 뒤 전기 분해해 우라늄을 뽑아낸다. 이를 차세대 원전의 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되면, 우라늄 활용도는 지금의 100배, 방사성은 1000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면 무엇보다 플루토늄이 우라늄보다 무거운 다른 금속들과 뒤섞여 나오기 때문에 플루토늄만 따로 추출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주장한다. 우리 정부는 40년 만에 찾아온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기회를 맞아 이런 장점을 내세워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처리권을 얻으려 한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한국의 주장은 파이로프로세싱을 지나치게 이상화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국무부가 완강하다. 우라늄보다 무거운 금속성분을 추가로 가공할 경우 비록 소량이지만 플루토늄을 뽑아낼 수 있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핵무기를 만들 만큼의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역시 파이로프로세싱을 플루토늄 추출 기술인 '재처리'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우리 측 요구를 그대로 받아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파이로프로세싱을 둘러싼 한미 양국 정부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선 한국의 원자력연구원과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가 작년부터 10년을 1차 시한으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목표는 2028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얻은 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차세대 원전을 상용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모든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시설이 포화상태가 되는 2024년보다 4년 뒤 일이다. 2016년 가장 먼저 포화상태에 이르는 고리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지역 원전으로 옮기는 것이 해당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문제는 더 커진다. 현재로선 파이로프로세싱을 추진한다 해도 2016~2028년, 또는 2024~2028년까지의 공백기에 대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가 중단되거나 상용화가 더 늦어지는 경우다. 한 민간 전문가는 "파이로프로세싱이 당초 생각과 달리 플루토늄 추출이 쉽게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거나 기술개발이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한국은 아무런 대안 없이 사용후핵연료 대란(大亂)이라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남은 핵연료(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다시 원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처리 방식은 핵무기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이 쉽게 추출되지만, 이 기술을 쓰면 플루토늄의 순도가 크게 떨어져 핵무기를 만들기가 어려워진다고 한국은 보고 있다. 아직 한미가 공동 연구하는 단계이며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구입→위탁 농축→국내 반입→핵연료봉 제작

 
한국은 천연우라늄 광석을 원전 원료로 가공할 수 있게끔 화학적 처리를 한 우라늄 정광(精鑛·옐로 케이크)을 호주·캐나다·카자흐스탄·니제르 등 총 7개국으로부터 연간 4000여t 수입한다. 이 우라늄 정광을 곧바로 4개국 원자력 업체로 보내 농축한다. 미국의 우라늄농축공사(USEC)와 영국의 유렌코(Urenco), 프랑스의 아레바(AREVA), 러시아의 테넥스(Tenex) 등이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은 자체 농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처럼 위탁 가공을 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라늄 정광 수입과 농축 비용으로 우리나라는 매년 9000억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라늄 광석 가공 과정에서 생성되는 우라늄 정광(精鑛·yellowcake)의 모습. 국내에서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연간 4000여t의 정광을 사들여 다른 나라에 변환 및 농축을 위탁하는 데 9000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우라늄 정광 4000여t은 농축 작업을 거치면서 중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저농축우라늄 2000여t이 된다. 이 단계의 저농축우라늄은 진득한 젤리 형태로 방사성(放射性)을 띠기 때문에 납 튜브 안에 동봉된 채로 배에 실려 국내로 들어온다. 정부 관계자는 "4개 원자력 업체 중 어느 한 곳에 편중되지 않게 업체마다 20~30% 정도로 비슷한 양을 할당해주고 있다"며 "한 업체에 너무 의존하면 그 업체의 가공 비용이 급등할 때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로 들어온 저농축우라늄은 대전에 있는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로 보내 이곳에서 마무리 작업을 끝내면 원전의 원료가 되는 핵(核)연료봉이 완성된다. 정부 관계자는 "우라늄 변환·농축 등 핵심 가공은 모두 외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원자력 자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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