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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3-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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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전망1



-종전선언' 추진이 역풍을 부를 수 있는 꼼수가 숨어있다!

.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정전체제를 관리해온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과 지위가 변경되고,

주한미군의 전시작전권이 필요 없게 된다. 유사시 미군의 전시 자동개입이 없어지게 된다.


북한은 미군 철수가 최대 목표이며,

김정은 세습 독재체제가 존재하고 있는 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현 상태에서 더 이상 헥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비핵화를 한다면 최대 30% 정도로 축소하고, 다 했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계속 핵수자를 늘리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종전선언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꼼수에 당할 뿐이다. 68년전 6.25를 잊어서는 안된다.

구쏘련 미군이 철수 한 후 우리끼리 싸우다 벌어진 비참한 전쟁이였다. 우리끼리 또 전쟁을 벌릴것인가?

안보는 우리의 생명이며, 대한민국의 존패가 달린 중대사다.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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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포기 준비 안됐다…히틀러식 위장 평화 경계를"

 북ㆍ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기회는 과거 한 차례 더 있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000년 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정상회담 추진이었다. 김 위원장이 그해 10월 “장거리미사일 생산ㆍ판매 및 사용을 중단할 준비가 됐다”는 친서와 함께 클린턴을 초청했다. 하지만 두 달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북핵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2>에번스 리비어
"2000년 클린턴ㆍ김정일 회담 추진,
북 미사일 포기할 준비 안 돼 무산"
외교 전통적 시각에서 회의론 제기
"진의 탐색 고위급 특사 회담 먼저"
 
1999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방북하며 '페리 프로세스'를 추진했던 에번스 리비어(69)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35년 외교관 이후에도 최근까지 이용호 외무상, 김계관 전 부상, 최선희 북미국장 등 북한 관리들과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계속한 경험과 외교 전통에서 나온 회의론이다. 
 
그러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18년 전 평양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도 북한이 미사일관련 약속을 어겼고 합의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갈 경우 미국 대통령의 평판과 존엄만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2차 대전 직전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처럼 히틀러의 위장된 평화에 속아 시간을 줬던 것처럼 김정은의 동결 카드를 수락해선 안 된다”고도 조언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와 인터뷰는 10여 차례 e메일을 주고받으며 이뤄졌다. 아래는 주요 문답.  
 

질의 :북한과 최근까지 대화해온 당신이 왜 북ㆍ미 정상회담에 회의적인가.

응답 :“나는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최종 단계에선 미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위태롭고, 위험하며, 또 적절하지 않다. 순서도 거꾸로다. 대통령은 전문가와 직업 외교관들이 이미 협상을 끝낸 합의문에 서명하고 축하하는 사람이다.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게다가 잘못하면 전쟁으로 이끌 수 있는 회담장에 대통령이 나가선 안 된다. 쌍방이 합의할 수 있는 결과가 없는 정상회담은 결코 해선 안 된다는 게 외교의 법칙이다.”

질의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수락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김정은의 약속 때문일텐데. 

응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것처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고, 강경화 외교장관이 말한 대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직접 약속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회담에 나갈 거다. 따라서 이 회담의 최상의 결과는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계획을 약속받는 게 돼야 한다. 그런데 김정은이 정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느냐. 나는 믿지 않는다.
한ㆍ미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약속에 사용된 표현들을 다시 검토하고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의 사고, 세계관, 선호하는 북한 방어 매커니즘이 기적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그는 비핵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양국은 기대를 낮추고, 북한의 야욕이란 현실과 다시 접목해야 한다.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아니면 회담 전에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이해하기 위한
탐색적인, 고위급 대화를 추진해야 할지를 고려해 봐야 한다.”


질의 :당신이 김정은 메시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응답 :“김 위원장이 한국의 특사들을 만난 지 보름,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들을 만나 정상회담을 수락한 지 열흘이 넘도록 북한 정부는 비핵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한다는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핵무기는 북한 정권의 강력한 보검’이라며 ‘북한이 영구적인 핵 강국이란 현실을 미국이 인정해야 한다’는 결의를 밝혔는데 이 결심을 갑자기 바꿨다는 어떤 증거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정 실장이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이 말은 북한과 협상을 해본 베테랑 외교관이라면 무수히 들었던 얘기다. 한마디로 미국이 사용하는 비핵화의 의미와 북한의 비핵화 비전은 전혀 다르다.”
 

질의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의미와 뭐가 다른가.

응답 :“나는 지난 수년간 비정부기구 대화에서 북한 고위 관리들로부터 ‘비핵화는 한ㆍ미 동맹과 주한미군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북한은 이 세 가지 미국의 위협을 제거하는 조치가 선행되면 10~20년 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비핵화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나한테 이 이야기를 해준 사람 중엔 현재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포함된다. 그런데 똑같은 이야기를 한국 특사인 정 실장이 김정은에게 듣고 온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해석이 수주일 새 달라졌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행정부들도 그랬던 것처럼 이를 절대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질의 :그러면 정상회담을 제안한 김정은의 진짜 의도는 뭔가.

응답 :“이용호 외무상이 한 번 얘기한 것처럼, 김정은은 미국과 정상회담을 동등한 핵무장국 자격으로 마주 앉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설사 회담에서 아무 이익을 챙기지 못해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로 국제적 지위와 정당성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김정은의 목적은 미국으로부터 북핵 개발을 양해받는 것이지만, 여기엔 실패해도 미국과 수년간 끌게 될 대화 과정을 시작함으로써 계속 핵ㆍ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무기고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아마 ‘사찰 없는 동결’로 목적을 감추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결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고 북핵 위협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질의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핵미사일 능력 동결에 목표를 둬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응답 :“검증할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동결 또는 제한은 명목뿐인 환상이다. 과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원과 감시반이 있던 상황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핵물질을 생산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하물며 지금처럼 북한 내에 아무 감시체제가 없는 상황에서의 동결은 물리적인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만 하지 않는 대신 핵미사일 대량 생산이나 기술 발전을 지속하게 허용할 뿐이다. 북한이 사찰과 검증을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6자 회담이 2005년 채택한 9ㆍ19 비핵화 공동성명이 결국 파기된 것도 북한이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동결 카드를 수용해 2차대전 직전 히틀러의 위장 평화에 속은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처럼 시간(Chamberlain’s moment)을 벌어줄까 봐 걱정하는 이유다.” 

질의 :그럼 당신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 방법은.

응답 :“북핵 문제는 종착역(end game)을 향해 들어서고 있다. 미국은 지금 북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세 가지 옵션을 갖고 있다. ① 군사적 옵션 ②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한 북 핵무기고를 동결 또는 제한하는 합의를 통해 북한의 핵무장을 수용하는 방안 ③ 대규모의 전례 없는, 국제적으로 조율된 압박으로 북한이 경로를 바꿔 비핵화 협상에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첫째, 제한적 선제공격 같은 군사옵션은 북한 지도자가 이를 정권의 종식을 목표로 한다고 판단해 이를 막으려 자신의 무기고를 총동원할 수 있다는 점,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의 한국ㆍ일본 및 미국인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한 번도 검증 안 된 가설이란 점 등의 이유로 현재와 같은 민감한 국면에선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고 재고돼야 한다. 둘째, 북 핵무장의 제한적 수용도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현실성 없는 방안일 뿐 아니라 국제 비확산체제에 대한 중대한 타격을 입히고 이란 핵무장 등 연쇄 도미노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김정은이 핵무기가 오히려 정권의 종말을 재촉할 것이란 점을 깨닫고, 진정한 비핵화 의사를 가질 때까지 최대한
계속해 스스로 계산식을 바꾸게 하는 세 번째 옵션을 선호한다.”
 

질의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며 끝까지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응답 :“세 번째 옵션도 물론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최대한 압박 아래서도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핵 개발을 계속하려는 북한과 씨름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해 해상 차단보다 한 단계 높은 해상 및 공중 검역(quarantine)을 하고,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추가 제한할 수 있다. 해외 은행에서 북한 자산의 동결과 몰수, 북한과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외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북한을 겨냥한 군사훈련 범위와 주기 확대와 전략자산의 추가 배치, 역내 미사일 방어(MD) 강화, 대북 인권제재 강화, 사이버 영역의 비밀 작전 등도 있다. 북한의 경제와 인프라, 체제를 약화할 수 있는 훨씬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제재ㆍ압박 조치의 리스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이 잠재적 경제 붕괴의 고통마저 감내하면서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이 온다면, 미국과 동맹국, 우방국들에겐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군사력에 기반을 둔 접근이 필요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질의 :로버트 갈루치 대사는 정상이 좋은 분위기를 조성한 뒤 외교관이 본격 협상에 나서는 것도 좋다는데.

응답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목표가 외교관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면 사실 정상회담은 필요 없다. 이미 양측은 지난달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합의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서로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탐색하고, 논의하기 위한 북ㆍ미 고위급 특사들 간의 대화가 돼야 한다.” 

  질의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뜻을 굳힌 것 같다. 국무장관에 지명된 폼페이오 CIA 국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응답 :“폼페이오는 대통령이 그에게 요청하는 역할이 뭐든지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가진 사람으로서, 또 CIA의 수장으로서 폼페이오는 북한의 핵 능력과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정상회담의 위험성과 주의할 점에 대해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나로선 북한의 현실을 이해하고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폼페이오가 대통령을 설득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경솔하며, 참모들은 물론 동맹국과도 아무 조율 없이, 잘못 계획된 위험한 회담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말기를 바란다.”
 
질의 :틸러슨 장관의 갑작스러운 경질의 영향은 없겠나.

응답 :“틸러슨 장관의 해고는 방식이 놀라울 뿐 해고 자체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떠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 필수적인 북한과 예비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줄었다.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직전에 은퇴해 준비팀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수용하든지, 아니면 이를 막기 위해 군사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평양은 트럼프가 전자를 선택하길 원하겠지만, 그는 회담이 실패하면 후자를 선택할 수 있다. 폼페이오 국장도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대로 군사옵션을 지지할 수 있다.”
 
질의 :실패한다면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뭘 해야 하나.

응답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 만나도록 설득하기 위해 실제 김정은이 직접 약속을 공표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할 준비가 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장을 수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래서 한국은 오히려 회담 실패 시 군사적 옵션이나 실효성 없는 동결 옵션을 보다 가능성 있게 만들었다. 또 북핵 문제를 진정한 해결로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제재를 포함한 최대한 압박 정책을 빈 껍질로 전락시킬 수도 있는 국면을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모든 전문가가 직시하듯이 둘이 대면했을 때 김정은이 비핵화에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회담은 실패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나기로 한 데 굴욕감을 느끼고 난처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다. 그래서 다시 모든 옵션이 테이블로 올라오게 된다면, 한국 정부는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그토록 열심히 추진했어야 했는지 냉정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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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4일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여부는 남은 2개월간 얼마나 대북압박 수위를 높이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천 전 수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이번 회담이 실패하면 북한에 더 강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고, 나아가 미국이 군사적 옵션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걸 김정은이 두려워해야 회담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실험 중단 선언을 하고 큰 시혜(施惠)를 베푸는 것 처럼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북한은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실험실에서 (은밀히)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 동결이 아닌 핵 폐기를 위한 최소한의 로드맵을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라는 위험한 기류를 따라 핵 동결을 받아들이면, 미국 우선주의라는 제단에 한국은 물론 일본 안보가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며 “안보 재앙을 막기 위해 일본과 손을 잡고 워싱턴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미국이 주한 미군 철수 등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하기도 싫은 이슈들에 대해 고민해야 할 순간이 닥칠 수도 있다”고 했다.

다음은 천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4일 서울 광화문 한반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경질됐다.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다. 틸러슨 장관은 사실 자진해서 나갔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든 미국에서든 국무장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겐 대통령의 신임이 가장 중요하다. 외교안보 전략과 목표, 우선순위에 대해 큰 틀에서 교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14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잘 맞지 않았다. 철학과 신념이 달랐다.”

-틸러슨 장관 경질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수가 되는 게 아닌가?

“오히려 변수가 줄어들었다. 대북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틸러슨 장관과 백악관 입장 차이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같은 철학, 같은 전략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 틸러슨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발언권도 크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 대북 대화론자로 꼽혔다. 대화론자가 갑자기 경질된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화론자라고 해서 대화를 더 잘하는 게 아니다. 대화를 하더라도 미국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상황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틸러슨 장관은 대북압박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조건을 없애는 것이 제대로 된 대화를 위해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북한은 대화 외에 다른 선택의 길이 없을 때만 대화에 나온다. 이번에 김정은도 국제사회가 제재수위를 강화하고 미국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화에 나오겠다고 한 것이다. 무력으로 압박하겠다는 게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오히려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런 이치를 트럼프 대통령이나 맥매스터 보좌관은 잘 아는데 틸러슨 장관은 간과했던 것 같다. 그런 점이 안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한 이후 백악관에서 섣부른 미북 정상회담을 걱정하는 다른 종류의 목소리가 나왔다. 틸러슨 장관이 해임됐으니 그런 혼선도 없어질까.

“그 부분은 틸러슨 장관 해임과는 연결짓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한 결정이 굉장히 즉흥적, 충동적으로 이뤄졌는데, 이후 생각해보니 이 카드를 헐값에 내놨다는 내부의 반성, 지적이 있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북한은 엄청난 가치를 부여한다. 그 가치만큼 뭔가 받아내야 한다는 미국 내 강경파의 주장이 있었을 것이다.”

-미국 내에서 정상회담의 ‘조건’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회담이 안 열릴 가능성이 있나.

“미북정상회담은 시기 조정은 있을지 몰라도 결국 성사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보자고 한 말에 김정은이 대답이 없고 선전매체도 아무 언급이 없다. 하지만 김정은이 비핵화와 관련해 트럼프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으니 그 말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기본적으로 미북정상회담을 하는게 좋다. 비핵화와 관련한 김정은의 의지, 결단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쉽게 김정은을 만나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만나는 것 자체가 김정은에게 국내 정치 입지를 강화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핵화라는 목표에 비춰봤을 때 그 정도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 담판을 짓는 것이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잘 준비해서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대북 특사단이 미북 정상회담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물론 북한이 실제로 비핵화 의지가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는데 억지로 대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다.

“가장 좋은 시기는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때다. 대북제재가 최고조에 달해 북한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회담은 성공한다. 남북정상회담이든, 미북정상회담이든 마찬가지다. 질식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해야 최대한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정도 압박 수위로는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정상회담까지 2개월이 남았는데 그동안 얼마나 대북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느냐에 회담 성공 여부가 달렸다. 또 회담이 실패하면 북한에 더 강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고, 나아가 미국이 다른 옵션도 사용할 수 있다고 김정은이 두려워해야 회담이 성공할 수 있다.”

-미래 제재에 대한 강한 압박감을 회담장에서 줘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군사적 강제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을 제거하진 못하더라도 선제공격을 감행하겠다고 하면 김정은이 핵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아마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략으로 대화에 임할 것이다. 미국이 가장 걱정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를 유예하겠다고 하고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면서 핵을 지키려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북한이 대북제재 때문에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비핵화할 정도로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다. 북한 입장에선 상황이 조금 어렵지만 핵을 포기할만한 수준은 아니란 얘기다. 지금 수준에서 북한이 회담에 나오면 이미 가진 핵을 지키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앞으로 2개월 동안 훨씬 더 제재 강도를 높여야 한다. 또 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북제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미국이 한국, 일본을 버리고 미국 본토를 지키는 수준에서 어설프게 타협할 수 있다고 보나.

“미국 대부분의 군축 전문가들은 핵 동결이라도 받아놓자고 한다. 그 사람들은 한국의 안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미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동맹을 희생하는데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공화당 행정부 내에는 이처럼 미국 우선주의라는 위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우리는 핵 동결이 입구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irreversible·denuclearization)가 출구라고 한다. 하지만 핵 동결에서 CVID까지 가는 시한을 설정하지 않고, 시한을 설정하더라도 로드맵 합의가 안 된다면 입구가 바로 출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입구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우선주의 제단에 한국과 일본의 안보가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간선거뿐 아니라 2년 후 대선도 남아있다.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질 때까지 아무 성과가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ICBM 위협을 제거했다는 면피성 성과에 급급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도 핵 동결만 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핵 동결만 하면 결국 북한 핵 보유를 용인하고 정당성을 인정하는 셈이다. 핵 동결에 대해 제재완화 등 보상까지 제공하면 김정은이 천명한 병진정책이 완벽하게 성공하는 셈이다. 우리 안보에는 재앙이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혼자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일본과 손을 잡고 워싱턴을 압박해야 한다. 우리는 워싱턴에서 일본보다 무게가 없고, 발언권도 약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재선부터 되고 보자’ ‘핵 폐기는 다음 임기 때 하겠다’고 하면 일본과 손잡고 막아야 한다.”

-현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개선 의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핵 문제는 위안부 문제 등 다른 이슈와 분리해야 한다.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린 핵 문제에 있어서만큼 일본만큼 우리와 이해가 일치하는 나라가 없다. 위안부 문제는 서로 접점을 찾기 어려운 문제지만 사활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은 공조 해야 한다.”



일러스트=박상훈

 

-핵 동결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을 반드시 정해야 하나.

“핵 동결에는 실험 중단, 우라늄·플루토늄 생산 중단, 미사일 생산 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것이 CVID의 맥락에서 1단계 과정인지, 큰 목표 설정 없이 이 과정만 진행하는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또 CVID까지 가는 시한을 3년, 5년 정해놓고 하는 것과 정하지 않고 하는 것도 다르다.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10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것을 두고 ‘돼지가 날아다닐 때까지(When pigs fly) 할거냐’고 표현한다.”

-핵 동결만 하는 것은 왜 위험한가.

“핵 동결 수준에 머문다면 한국, 일본을 공격할 핵·미사일은 그대로 남는다. 그 사이 북한은 연구개발을 통해 미사일 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핵 물질을 추가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 동결인데, 동결을 하더라도 실험실에서 연구는 계속 할 수 있다. 그동안 6번이나 했으니 핵실험을 더이상 할 필요도 없다. 핵실험 안 하는게 대단히 큰 시혜가 아니다. 오히려 핵실험 한번 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만 하나 주는 셈이다. 화성-14, 15호는 재진입 기술만 확인되면 개발이 완료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능 개량은 실험실에서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실거리 사격만 해보면 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핵 동결보단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생산 중단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생산은 핵무기 수량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더라도 그 사이 계속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를 늘려나가면 그건 동결이 아니다.”

-시설 감시도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하나.

“정상회담에서 합의될 내용은 우선 큰 시한, 동결에서 핵 폐기 완료 시점까지의 목표시한이 설정돼야 한다. 그다음에 비핵화에 대한 조건으로 북한이 요구할 사항이 뭔지, 그리고 비핵화에 대한 보상 제공 연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실무회담에서 논의하면 된다. 큰 원칙 합의가 우선이다. 동결 대상 안에는 우라늄 농축 시설, 플루토늄 프로그램, 미사일 생산 등이 포함된다. 북한은 이 시설이 어디 있는지 등을 신고해야 하고 신고 내용이 완전한지 검증받아야 한다. 사찰은 검증의 수단 중 하나다. 그런데 검증체제 합의도 비핵화 합의만큼 어려운 일이다. 신뢰가 없을수록 더더욱 완벽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과는 합의보다 검증이 어려웠다.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합의가 엎어지곤 했다. 99% 합의하더라도 1%가 합의 안되면 안 된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위성이나 정찰기로 의심시설이 확인됐는데 북한이 못 들어가게 하면 합의가 아무 소용 없어진다.”

-북한은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을 비핵화 조건으로 걸었다.

“이 안에는 주한미군 철수도 포함될 수 있고 핵우산 철폐라든지 북한에 대해 일체의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보장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북한은 국제무대나 양자, 다자 문제에서 인권문제 거론도 위협으로 느낀다. 또 북한 주민에게 외부정보가 유입되는 모든 활동, 예를 들어 대북 방송, 대북 심리전, 민간단체들이 보내는 삐라 살포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주한미군 철수가 가장 큰 논란이 되겠지만, 미국은 이보다 인권문제를 거론 못하게 하는 것을 더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가치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근간을 부정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한국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이 주한 미군 철수 카드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뜻인가.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미국은 주한미군만 철수하면 다른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인권문제가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 북한이 요구하는 ‘위협 해소’가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특사단에 한 이야기를 그대로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는 결코 평화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무력 제재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이를 피하려고 다른 카드를 들고 가지 않겠나. 미북 협상이 밀고 당기며 지루하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비핵화 완료 시점과, 이때까지 안 되면 어떤 제재를 가하겠다는 원칙을 정해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리 미국이 큰소리쳐도 북한에 끌려 다니게 된다.”

-남북정상회담이 사진만 찍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확실하게 약속하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을 아무리 해도 소용없다. 북한에 대한 착시, 환상만 만들어낼 뿐이다. 비핵화를 확실하게 약속하고, 최단시간 내에 실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또 미국과 제대로 협상할 수 있도록 북한의 현실적인 결단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노력없이 미북이 바로 만나면 무력충돌로 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비핵화 로드맵 협상은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비핵화에 대한 보상은 미국 손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대가를 우리와 이야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힘은 비핵화 대가를 제공하는 것 보다는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4일 서울 광화문 한반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할 수도 있지 않나.

“대규모 경제지원 약속 자체가 한미 공조를 저해하는 것이다. 만약 경제지원을 하더라도 모든 것은 비핵화 진도와 연계돼야 한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압박하지 않으면 북한은 합의를 지키지 않을 구실을 찾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수준의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 북한에게 실질적 압박이 되는 것들은 제일 마지막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압박을 완화하는 순간 비핵화는 중단될 것이다.
압박수위를 높이면 가장 좋고 최소한 압박 수위가 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 실질적으로 상당한 경제적 고통과 군사적 공포를 줘서 비핵화를 끝까지 안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군사적인 부분을 예로 들자면 주한 미군 철수는 제일 마지막에 해야 한다. 군사적인 카드를 내준다면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오는 것을 가장 먼저 내주고, 그 다음 한미연합훈련, 마지막이 주한미군 철수여야 한다.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것, 겁내는 것을 제일 마지막까지 갖고 있어야 비핵화 프로세스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보상이 어떤 것이 있을까.

“북한이 정치적으로는 큰 가치를 부여하지만 당장 압박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안되는 것들은 융통성을 가져도 된다. 예를 들면 미북수교 체결, 평화협정 체결 같은 것들은 완전히 비핵화를 한 뒤에 체결할 필요는 없다. 비핵화 진행할 때 평화협정 교섭을 시작하고, 비핵화 완료될 시점과 평화협정 발효 시점만 일치시키면 된다. 제재 중에서도 상징적인 제재가 있다. 김영철은 여행제재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데 사실 신분세탁해서 얼마든지 다닐 수 있지 않겠나. 이런 것들은 해제해줘도 된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 숨통을 조일 수 있는 것은 마지막까지 잡고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합훈련 축소나 주한미군 철수도 할 수 있다고 보나?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조건으로 훈련 축소 등을 약속 한다면 못하는 것 아닌가. 다만 무조건적인 연합 훈련 축소 등은 미국도 동의할 수 없기에 북한은 ‘어떤 규모 이상의 훈련은 하지 말라’고 요구할 것이다. 앞으로의 합의 내용에 달렸다. 우리가 비핵화 이후에 한미연합훈련을 안하기로 약속했는데 우리 스스로 합의를 위반하면 북한에 다시 핵무장할 빌미를 주게 된다.”

-주한미군, 한미연합훈련 문제는 북핵문제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올리면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당연히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안되고 한미연합훈련 축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런데 협상의 주체는 우리가 아닌 미국과 북한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다른 것들은 모두 합의되고 마지막에 이것만 남았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년 뒤 재선에 나설 것이다. 주한 미군 철수로 북핵을 없애고 핵우산 등으로 한국을 지킬 수 있다면 미 국민 대다수는 주한 미군 철수를 찬성할 것이다.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각하기도 싫은 이슈들에 대해 고민해야 할 순간이 올 수 있다. 북한 핵이 있고 주한미군 있는 한반도가 나은지, 핵이 없고 주한미군 없는게 나은지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나.

“지금은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면피성 조건을 봐주지 않을 것이다. 또 북한의 요구 조건은 현재 사고의 틀 안에서는 해결이 안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 못했던 요구를 할 수 있다. 9·19 공동성명 때 평화 체제를 만들어준다고 약속했었다. 그때 ‘평화 체제가 뭐냐’고 김계관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물어봤더니 김계관은 ‘주한미군 철수 없는 평화제체 보장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며 아무 의미가 없다’고 대답했다.”

-미국이 갑자기 ‘코피작전’에 나설수도 있나.

“김정은은 트럼프나 시진핑보다 훨씬 전략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김정은이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했지만 선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내공이 있다고 봐야한다. 김정은은 지난 6년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에선 권력기반을 굳혔다.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게임에서도 져본적이 없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말살할 수 있는 미국 상대 게임에서도 지지 않았다. 앞으로 지는날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북한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초강대국들을 상대로 줄타기 생존게임을 벌이면서 아직 한 번도 오판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정도 승률이라면 김정은을 상당한 전략가로 봐야 한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공격할 구실을 줄 전략을 보이진 않을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게 하면서 미국과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도 비핵화는 하지 않고 미국이 그냥 차버릴 수도 없는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나올것이다. 또 ICBM 배치 동결같은 것으로 앞으로 비핵화의 가능성도 열어 놓을 것이다. 미국의 조야가 큰 고민에 빠지고, 자칫 내분에 휩싸일수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오전 중국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북정상회담으로 미국의 군사옵션 카드가 없어졌다는 뜻인가.

“아직 그 카드는 살아는 있지만 실제 쓸 일이 없도록 만들 것이다. 김정은에게는 제재강화보다 겁나는 것이 군사적 조치다. 미국도 만약 무력사용을 하더라도 평화적인 노력을 다했다는 요건은 충족해야 한다. 북한이 핵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 확인돼야 하는데 아직 평화적인 노력이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력을 사용할 명분이 없다. 이번 회담이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지 아닐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중개자로서 미북 회담을 만든 문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어차피 미북간 직접 만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우리가 미북정상회담까지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은 상당한 성과다. 만약 우리가 김정은의 말에 속았다 하더라도 나중에 미북정상회담에서 바로잡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북한의 의도를 너무 긍정적으로 봤다고 하더라고 직접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확인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진다면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펜스랑 김여정 면담은 막판에 틀어졌는데 현재 상황과 차이가 무엇이라고 보나.

“평창올림픽 때 북한은 이미 미북대화까지 갈 생각을 하고 왔다. 그런데 펜스가 공개적으로 한 행보를 봤을때 펜스와 김여정, 김영남이 마주앉는 게 마치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급해서 미국을 만난다는 모욕적인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약한 모습을 보이는거다. 약한 사람일수록 콤플렉스가 있다. 힘센 사람은 약한 모습을 보여도 겸손하다고 하지만 약한 사람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가 우습게 본다고 걱정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펜스와 마주앉으면 저자세로 보일 것을 걱정했을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가장 자존심 상하고 제일 하기 싫었을거다.”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전망하나.

“김정은이 여러가지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우리 특사단에 얘기했다면 나름대로 담판을 지어야겠는 결심을 했을거다. 앞으로도 미국이 계속 북한을 압박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군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또 핵무장 완료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해소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핵 만드는 기술은 이미 터득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핵을 포기하더라도 여차하면 다시 만들면 된다는 계산도 할 것 같다. 김정은은 우리가 생각하는 틀 밖에서 과감한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종이로 된 안전보장보다 핵이라는 실물이 낫다고 생각한다. 공신력이 있는 무엇인가를 비핵화 대가로 받고 여러가지 제재 해제와 경제지원, 안전보장까지 받아 강성대국이 된 다음에 핵을 만들면 더 쉬울거라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생각할 것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 2006~2008년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을 맡았다. 6자회담 수석대표 재임 기간 9·19 공동성명(2005년)을 위한 이행 조치를 담은 2·13 합의(2007년)를 도출해낸 북핵 대응 전문가다. 외무고시 11회로 외교부에 입부해 국제기구정책관, 외교정책실장, 주영국대사, 제2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0~2013년 이명박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현재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5/2018031501114.html --------------------------------------------   2018.03.13 13:31









“미북정상회담 공식화하지 않은 北, 상황보면서 톤 잡는 중... 상당히 노회해”
“군사 강국 미국, 외교적 디테일 떨어져… 부족한 디테일, 동맹인 한국이 챙겨야”
“외교부 패싱되도 한국 패싱 안된다면 다행이지만.. 경험 많은 외교 인력 적극 활용해야”

 

북핵 해결을 위한 문재인정부의 ‘중매외교’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중국으로 떠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설명한 정 실장은 14일 러시아로 떠난다. 서훈 국정원장은 13일 아베 신조(安倍 晋三)일본 총리를 접견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핵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주변 4강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정부 내에선 미·북 외교 접촉을 시작으로 주변국으로 참여를 확대하는 로드맵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13일 “외교 협상에서 보면 미국은 항상 디테일이 약하다. 북핵 해결 과정에서 미국의 부족한 디테일을 한국과 일본이라는 동맹국이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절대로 정상회담 하나로 핵문제를 담판짓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 위협 제거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조건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상태로 두면서, 비핵화 조건은 구체화한 뒤 비핵화 자체는 상당히 길게 잡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은 적당히 핵 동결하고, 미북관계가 진전되면, 정부로서는 중매에 나섰다가 되려 뺨 맞는 격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야심 때문에 검증을 6개월내에 완료하겠다든지 무리하게 하면 지는 협상이 된다.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주한미군 존재를 인정해주면서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정도로 때우고, 국제사회로부터는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고 미국과 국교 정상화하는 미끼를 던질 수 있다. 북한이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다면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에 협조할 수도 있다’는 제안까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의 전략적 선택에 엄청난 장애요인이 된다”며 “낭만적 민족주의로 북핵문제를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반드시 북핵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핵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면 나중에 핵문제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로 변환이 됐을 때 자칫하면 우리가 배제될 수 있다. 북핵이 북미간 문제인 동시에 남북간의 문제라는 점을 북한이 느끼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 동결에 대한 보상은 제재 완화로 해선 안된다. 경제적 자산보단 정치적 자산(Political Capital)을 써야 한다”며 “(국제사회의)대북제재 전열이 흐트러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이와 함께 “핵심전략 결정 과정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지금부터는 상황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가진 외교부의 실무 인력들, 에이스들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 /윤희훈 기자


-최근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일단 지금까지 모든 상황이 특사단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북한의 책임있는 당국자나 최고지도자의 육성을 통해 공개된 내용이 없다는 게 걸린다. 특사단을 거치면서 정제된 간접 메시지에 세계가 반응하고 있다. 특사단이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이게 좀 불안요소다. 북한이 나중에 다른 말을 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아직 대외 매체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내부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이 미북정상회담을 한다는 소식이 막 나왔을 때와 2~3일이 지난 후가 다르지 않나. 처음에야 모두가 놀랐지만 며칠 지나니 신중론이 올라온다. 북한이 추이를 보면서 자신들이 어떤 톤(tone)을 낼지 감을 잡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노회한 모습을 보면 무섭단 생각도 든다.”

-백악관도 특사단 접견 직후와 비교하면 상당히 조심스런 모습이다.

“백악관도 처음엔 (미북정상회담 제안이) 의외여서 놀랐을 것이다. 그런데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을 해보니 ‘이거 또 지뢰밭을 걷는 상황이 올 수 있겠구나, 잘못하면 지뢰를 밟아 발목이 날아갈 수도 있겠구나’고 판단한 것 같다.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벌써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협상을 위한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보통 협상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협상시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협상 환경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노력은 이에 앞서 시작된다.”

- 일단 북한이 던진 수가 통했다고 봐야 할까.

“그렇다. 북한이 회심의 카드를 던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크게 2~3차례 국제사회를 속였다. 1994년 제네바합의, 2007년 2·13합의, 그리고 2012년 2·29합의를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해 있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주의를 끌고 기대수준도 올리면서 나름 신뢰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카드로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은 이번 카드를 트럼프 대통령이 덥석 물 것이라고 계산했을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실제로 만날 것이라 보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려고 애를 많이 쓸 것이라 생각한다. (※회담 추진과정에 난관이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을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할 것이라는 뜻)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향후 미북 대화가 어떻게 전개될까.

“북한의 이러한 전술이 어떻게 끝날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전술적으로 움직이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전략적 성과를 거두고 싶을 것이다. 미북 양측 모두 협상의 귀재, 당대 전략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과 미국의 전통적인 전문 관료들의 전문성이 잘 합쳐진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 /윤희훈 기자

- 결국 북한의 대화 목적은 ‘핵보유국 인정’으로 봐야 하나.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미북대화에서 ‘미국과 잘 지내고 싶다’면서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려 할 것이다. 특히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면서 ‘자신들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한다면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정책에 협조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을 이용해 핵보유국 지위를 노린다는 말인가.

“실제 유사한 에피소드가 있다. 2007년 12월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미국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의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김계관은 당시 NCAFP가 주최한 저녁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때 헨리 키신저 장관과 김계관이 칵테일잔을 들고 둘이서만 대화한 순간이 있었다. 도날드 자고리아(Donald Zagoria) 수석 부회장이 당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나에게 전해줬다. 당시 김계관은 키신저에게 ‘왜 미국은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미국과 잘 지내고 싶다. 미국 입장에선 우리 공화국을 잘 활용하면 중국을 견제하는데 유리할 것이다’고 했다고 한다. 키신저 장관도 후에 사석에서 김계관의 발언을 언급했다. 내가 키신저 장관에게 ‘그때 김계관에게 뭐라고 답했냐’고 묻자, 키신저는 ‘좋은 지적이지만, 너희는 너희 공화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고 했다.

-북한이 겉으론 혈맹이라면서 속으론 중국을 싫어한다는 얘기인가.

“북한은 중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김정은은 확실하지 않지만, 김정일 때까지만 해도 북한이 주변 4강 중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일본, 다음이 중국, 세번째는 러시아, 네번째가 미국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할 수 없이 중국에 기대왔다. 하지만 최근 북중관계가 냉랭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앞으로 자신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예방적 차원에서 다양한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을 활용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북미관계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회심의 카드로 유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이 중국 편이 아니고 미국 편에 설 수 있다’고 말이다. 주한미군을 인정한다는 발언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게 아닐까 싶다. (※김정은은 대북 특사단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연기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주둔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자신들의 위협이 사라져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한미군을 둘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북한은 이렇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려고 할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위협 제거’,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데 대해 우리는 단순히 주한미군 철수만 생각한다. 그런데 조금 비틀어서 보자. 북한은 체제 보장을 위해선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해야 한다. 미북 평화협정 체결 등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미국의 급소를 건드려서 되겠나. 북한 입장에서는 주한미군 존재를 인정해주면서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정도로 때우고, 국제사회로부터는 핵 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고 미국과 국교정상화하는 미끼를 던질 수 있다. 한국으로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조선일보DB

-북한이 미국에게 ‘대중국 견제에 동참할테니 핵보유국가로 인정해달라’고 하면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나.

“자칫하면 그럴 수 있다. 걷기 위해선 일어서야 하는 것처럼 핵폐기로 가려면 일단 동결을 해야한다. 동결을 거치지 않고 폐기로 가기는 힘들다. 중요한건 동결에서 핵폐기까지 발생하는 시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최대 관건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8월 월스트리트저널에 쓴 칼럼(※
https://www.wsj.com/articles/how-to-resolve-the-north-korea-crisis-1502489292)에서 ‘동결과 핵폐기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동결에서 폐기까지 가기 위한 검증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 북한 전역을 (쌍끌이 어업처럼)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사찰할 수 없지 않나. 검증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동결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막말로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막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북핵문제를 우리보다 덜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또 미국 입장에선 북한의 도발을 누를 수 있는 카드가 많다. 북핵 폐기에 대한 의지는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강해야 한다.”

-현 정부의 북핵 폐기 의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많다.

“현 정부 입장에선 북한이 주한미군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보수의 반발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또 핵 동결과 비핵화를 멀리 있는 사안으로 분리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다. 동결은 비핵화 입구, 폐기는 출구. 일단 동결을 시킨 뒤 자연스럽게 북한이 더이상 핵을 가질 필요가 없게끔 만들어나가자고 하지 않을까. 난 이 전략이 틀렸다고 본다. 그렇게 하면 사실상 ‘게임 오버’다.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국교정상화에 나서면 정상적인 거래관계가 성립될 것이다. 이 상황 속에서 대북제재가 유지되겠나. 진실의 순간까지 가지 않는 한 북핵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재와 압박을 늦추지 않으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방법을 찾아내는 게 가장 큰 숙제다. 자칫하면 대북제재의 전열이 흐트러질 수 있는데 그 순간 게임은 끝난다.”

-대북제재의 전열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신호가 행동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고 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도 안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 동결 카드를 들고 나왔을 때, 그런 자세가 유지될 수 있을까. 미국은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중국도 앞장서서 북한 봐주자고 자처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 정부가 못이기는척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슬쩍 재개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 북한이 핵 동결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할 때, 대북제재 최전선이면서도 가장 용이한 대상인 우리의 희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열차를 계속 움직이기 위해서 이를 수용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다. 동결에 대한 보상은 제재 완화로 해선 안된다. 경제적 자산보단 정치적 자산(Political Capital)을 써야 한다.”

-정치적 자산이라면 무엇이 있나.

“경제적 효과는 없지만 정치적 입지를 올려줄 수 있는 카드를 말한다. 북한을 테러지원 국가 목록에서 빼준다든지,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이라든지 이런 정치적인 자산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북한이 받는 경제적 압박이 어느 정도인가.

“당장 북한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나는 수준은 아니겠지만, 중국의 압박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2017년9월) 이후 유엔 안보리 결의가 12월에 채택됐다. 하지만 중국은 그 이전인 9월부터 대북 압박을 진지하게 시작했다. 중국은 절대로 북한을 소리나게 조이지 않는다. 북한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진지하게 나선 대북 압박의 사례로는 ‘북중간 밀거래 단속’ ‘뱅크오브차이나 내 북한 계좌에 대한 압박’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중국 동북지역의 기업, 사실상 북한 기업인데 중국 기업으로 꾸민 업체들의 내사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많이 있었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큰일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대북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효과가 컸다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을 망둥이 뛰듯 놔뒀다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북한을 때릴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 큰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을 것이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도 앞으로 자신들이 처한 전략 환경이 상당히 비관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고 본다. 그 위기감 안에 경제적 위기, 정치적 위기, 전략적 위기가 종합적으로 내포돼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작년 말에 굳힌 것 같다. 그런 흐름 속에서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를 통해 우리 정부가 기회의 창을 잘 포착했고 중매 외교에 나선 결과 현 상황까지 오게 됐다.”

-중국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어떻게 대할 거라고 보나.

“당분간은 나사를 조일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중국 입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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